근황
*


대학원 원서를 접수했다. 사흘 전의 일이다. 열심히 대입을 준비하던 고등학교 때보다 오히려 더 초조한 마음이 든다. 그 때는 어딜 가든 대학은 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모 아니면 도니까. 무언가에 차분히 집중하기 힘든 날들이다.


*


이번 주 토요일에 산울림 소극장 맞은편으로 이사간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이, 다른 방에 비해 크다는 이유만으로 계약했다. 인터넷으로 중고 가구를 알아보고 있다. 당분간은 혼자만의 삶을 즐기고 싶다. 책이 문제다. 다 가지고 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몇 권만 추려내기도 힘들다. 일단 집에 두고 안되겠으면 용달차를 불러 몽땅 새 방으로 옮겨놓을 작정이다.


*


노트북을 샀다. 여성스러움이 물씬 풍겨나오는 소니 바이오 VGN - CS33L 크림색이다. 진심으로 핑크색을 사고 싶었으나 크림색보다 비쌌다. 아, 나의 핑크색 안녕. 이 담에 돈 많이 벌어서 꼭 손에 넣어줄게.


*


새로 이사갈 집에 TV를 두지 않기로 했다. 집에 있는 시간 동안 무료하거든 책을 읽고 그래도 무료하거든 글을 써 볼 생각이다. 얌전한 초식동물처럼, 그러나 힘이 센 염소처럼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역시 집에 오는 길은 길었고 그래서 몇 가지 나쁜 상상을 했다. 긴 하교길을 견디기 위해, 혹은 견디는 동안 내 머릿 속을 들렸다 가는 수많은 나쁜 상상들을 인쇄한 후 길거리에 전단지처럼 뿌린다면 나는 더 이상 세상을 살기 힘들어질 지도 모른다. 나는 얼마나 나쁜 사람이며 얼마나 착한 사람인가. 그런 생각을 할 때면 나를 알고 있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


김 새는 일이 있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느낌이었는데 안타깝다.
by  깨  | 2009/10/28 21:37 | 깨's Story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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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James at 2009/10/29 01:22
책 벼룩 한번 하심이..하하-
큰 방에 이사가신다니 부러울 뿐..
Commented by  깨  at 2009/10/29 22:30
바로 내일모레가 이사인데 목록 작성하고 택배 보내고 할 여유가..=_=;
저도 참 운이 좋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ㅎㅎ
Commented by 니야 at 2009/10/29 09:22
홍대에서 보자
Commented by  깨  at 2009/10/29 22:30
네! 이제 바로 코앞이니까!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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