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연구 써야 하는데

이문열 작가 연구를 이번 주 안으로 끝내기로 마음 먹었다. 발표 때 정리해 놓은 것을 다듬어 쓸 예정이었는데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해 내려니까 무언가 민망한 느낌이 든다. 작가연구는 이문열 작품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소개하고 순수 미학적 차원의 연구와 이데올로기 차원의 검토를 구분 한 뒤, 이문열의 작품 세계를 검토하는 데 있어 은폐되어 있는 세계관과 이데올로기의 구성물들을 고려하지 않고 기능적인 차원에서만 검토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작품들을 탄생시킨 현실의 맥락과 작가의 무의식을 생성시킨 역사적 맥락에 대한 규명이 필요하다, 라는 식으로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명원이 이문열에 대해 쓴 평론에서 얻은 아이디어였는데 이명원의 글은 내가 그 동안 생각만 하고 옮겨놓지 못했던 그 지점을 정확하게 짚어 내고 있다.


이문열의 다양한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반민중주의적이고 반민주주의적인 요소들과 그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이 주를 이룰 듯 하다. 예컨데 이문열과 아버지와의 관계라던가, 문중 의식 같은 것들. 물론 남로당 아버지의 존재와 그로 인한 피해가 무조건 아버지의 뜻과 반대로 사고하게끔 자동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정지아의 예에서도 보이듯 아버지의 남로당 활동에 대해 역사적으로 존경어린 평가를 보내는 작가들의 존재 또한 분명하다. 그래서 이를 단선적으로 연결시키는 것 보다는 그의 선민 의식을 살펴보면서 이문열의 민중관을 정치하게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할 듯 하다.


발표 후 '문제적 작가'라는 개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번 보고서에 그에 대한 내용도 언급할까 싶다. 루카치는 내면에 이상을 지니지만 그것이 실현되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인물을 가리키며 ‘문제적 개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그렇다고 할 때 이문열 또한 '내면에 이상을 지닌'다는 점에서 '문제적 개인'(작가)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한가지 지적되어야 할 것은 루카치적인 의미에서의 문제적 개인이 근대적이었던 데 반해 이문열의 그것은 다분히 반동적인 측면을 띤다는 사실이다. 이문열이 지니는 ‘내면의 이상’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같은 분화된 근대의 가치에 기반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신분 질서와 사대부 정신에 입각한 유교적 가치에 기반한다. 작가 이문열의 이러한 ‘문제적’ 지점을 파악할 때야 민주주의와 변혁 이념에 대한 거부와 냉소가 이문열에게 있어 어떤 의미를 띠고 있는지가 비로소 명확해지며, 이것이 왜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한 정치적 비판이 아닌 부도덕한 일을 꾸미는 자들에 대한 윤리적 비난의 모습을 띠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식민화라는 타율적 근대화와 이러한 타율적 근대화를 겪은 낭만적 복고주의자로서의 이문열의 모습까지 다루고 싶은데 분량도 문제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결을 시켜야 할 지 잘 감이 오지 않는다.


일단 무조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일 중으로 끝내자. 그리고...우리소설읽기 에세이 써야 하는구나-_-. 전공은 다 시험이고 국문과는 다 에세이고...전공은 이미 포기한지라 홀가분하지만 에세이는 유독 잘쓰고 싶은 욕망이 번져난다. 다 서푼짜리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한 헛짓거리일 뿐인데, 라고 생각하기로 한다.  

by  깨  | 2008/06/08 00:36 | 깨's Books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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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픈-toU at 2008/06/08 16:48
켁 -0- 고학년의 이야기를 알아듣기가 힘드네요. 건강한거에요? 본지도 오래되었뜸. ㅠ 영어 토익 공부 지루하고 점수도 잘 안오르네요. 보고파용 ^^ 에세이 잘 쓰세용.
Commented by  깨  at 2008/06/09 20:50
그래봤자 아직 3학년입니다.ㅋㅋㅋ
막상 시간이 많을 때는 공부해도 잘 안되더라구요.
토익은 시험 날짜를 받아놓고 빡세게 집중적을 해야 한다고 주변에서 그러더라구요. 저는 아직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시간이 벌써 꽤 흘렀네요. 남은 기간동안도 화이팅입니다.ㅋ
Commented by 소금인형 at 2008/06/08 19:51
에세이 홧팅! 나는 인문에서 사회과학으로 바꾸다 보니 문체가 왜 나이브하다고 지적 마니 받는뎅...ㅎㅎㅎ 홧팅!
Commented by  깨  at 2008/06/09 20:51
나는 사회과학 좀 하기 싫어요.ㅋㅋㅋ 그렇다고 인문쪽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번 학기에 글을 많이 썼더니 글쓰는거 정말 지겨워요...(너무 어려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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